2014년 12월 20일 토요일

웃고 떠드는 이유

가끔 아니 요즘은 자주라고 해야겠군요
잦은 모임으로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평소에 자주 만나던 사람들은 그대로 좋고
평소에 자주 만나지 못하던 사람들을 만난다는것은 더 좋지요


그런데 그렇게 모임에 나가서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면
시도 때도 없이 카톡을 비롯한 메신저 알림음이 들려옵니다.
눈 앞에서 얼굴을 마주하고 술잔을 부딛치던 사람들이 순간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을 통해 온 메시지를 확인하느라 여념이 없지요
순간 대화가 끊어지고 시선을 둘 곳이 없어지는 상황이 생깁니다.
그리고 상대방이 메시지를 확인하고 답을 하고 다시 시선을 마주칠 때까지
조금은 뻘쭘한 상황이 생깁니다.
또 시선을 다시 마주치게 되고 다시 대화를 이어나가기 시작해도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더라 헷갈리기도 하고
필 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흥 이라고 해야할까요
좀 전과 같은 그런 충만한 감정이 생기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정말 심한 경우에는 눈 앞에 앉은 사람이나 혹은 옆에 앉은 사람이
대화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톡 에만 열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체 왜 이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럴때는 먼저 말을 걸 때까지
그냥  없는 사람 취급하는것이 속 편하기도 합니다.


소통(疏通)을 위해서 만든 도구 때문에 오히려 소통(疏通)에 장애가 생기는 경우라고 하겠군요


최근에는 밴드 라는 서비스에 가입했는데
오랫동안 소식을 모르고 지냈던 친구들이나 동료들 을 비롯해서
정말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게 된것 같습니다.


그런데 중요한것은
서로 개인적인 연락처를 주고 받아서 이야기를 하는 경우 보다는
밴드 게시판에 누군가 글을 올리면 그 글에 누군가 댓글을 달고
그 댓글에 댓글을 달고 또 달면서
댓글에 댓글로 대화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거지요


저도 개인적으로 초등학교 친구들 밴드에 가입을 해 있지만
한번 댓글을 달기 시작하면 그 밴드의 댓글 알림음이
전화벨 소리처럼 쉬지 않고 울려대서 일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은 경우가 여러번 있었습니다.
특히나 사내녀석들이 그동안 여자애들 보다 많은 말을 하지 못하고 살았던 것에 대한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것처럼 왕 수다를 떨어대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설마 그 친구들이 직장에서나 집 에서나
직장동료들이나 아내 혹은 자기 애들 앞에서 그렇게 왕수다를 떨지는 않겠지요


걔중에는 평소에 정말 수다라고는 모르는 무거운 친구들도 있겠지요
직장에서나 집에서나 자신들의 지켜야 할 위치가 있을테니까요


다만 그 친구들 에게도 자신들이 하는 생각과 말 그리고 행동에
이익이나 체면을 결부시키지 않았던 순진했던 초딩시절이 있었을 것이고
그 시절을 함께 살았던 친구들 앞에서 그시절을 생각하면서
체면 따위 따지지 않는 왕 수다쟁이로 돌변하곤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런 수다를 두고 소통이 아닌 그저 생리현상을 해결하는 것과 같은
말 의 배설작용에 불과하다고 폄하하기도 합니다.
말에는 그사람의 생각과 사상이 담겨있어야 하고 그러려면 사색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사색이 들어가 있지 않은 그저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것이죠 


하지만 생각을 하다보니
전에 통즉불통 불통즉통(通卽不痛 不通卽痛) 이라는 말에 대한 글을 쓴 기억이 났습니다.
먹고 자고 배설하는 과정들 즉 순환이 잘 이루어 지면 병이 생기지 않는다는 뜻이었죠


사람의 몸에 무언가 들어오고 흡수되고 나가고 다시 들어오는 그 과정들이
원만하게 이루어 지면 몸에 병이 생기지 않는다는 뜻이겠죠






어떤 의사들은 말 합니다.
여자들이 남자들 보다 오래 사는 이유는 남자들 보다 눈물이 많기 때문이라고요
그 눈물이란 여자들이 남자들 보다 슬픈일을 더 많이 겪는다는 뜻이 아니라
어떤 감정이 생겼을때 그것을 억누르게 강요받는 남자들 보다 솔직하게
눈물을 통해서 쏟아내는 여자들이 감정적 으로도 신체적 으로도 더 건강해 진다는 뜻 이지요


그렇게 쌓이다가 막힌 감정의 앙금들을 쏟아내게 해 주는 눈물이라는 생리작용이
감정 뿐 아니라 몸까지 건강하게 만든다는 뜻이겠지요




생각해 보면
소통이라는 말의 뜻은
서로의 의사를 막힘 없이 전달한다는 뜻이죠
그런데 구지 그 소통의 대상이 서로의 의사일 필요는 없을것 같군요


사람의 몸에 피가 흐르는 혈관이 있고 그 혈관을 따라서 산소를 비롯한 몸에 필요한
물질들이 흘러 다니는 것처럼
인간의 몸 속에는 감정이 흘러다니는 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혈관이 막히면 병이 나는것 처럼 그 감정의 관도 막히면 병이 나겠지요


가끔은 눈물이나 혹은 사람들이 의미없다고 폄하하는 그런 수다들이
그 감정의 관을 청소해 병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뜻이겠지요

그것 역시 우리가 이시대에서 소통하며 살아가는 방법의 한가지 이겠지요


혹 그런 감정의 관을 막히게 하는 앙금들을 욕불이라는 말로 대신 하는 분들도 계시겠군요






다만
언제나 그렇듯이
누구와 함께냐 라는 문제는
쉽게 이야기할 수 없는 일이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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