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15일 월요일

역지사지(易地思之)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이 있습니다.
서로 처지와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라는 말 입니다.


얼마전에 퇴근을 해서 급하게 어디를 가는 중 이었는데
사무실에 휴대폰을 두고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택시를 잡아서 기사에게
사무실을 들렀다가 다시 지하철 역 까지 가자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저 보다 나이가 조금 어릴 듯 한 택시기사가 정색을 하더군요
원래 택시는 한번 정해진 목적지만 가는 거지 중간에 어디를 들르지 않는다고요


저도 조금 당황했습니다.
아니 뭐 잠깐 사무실에 들러서 휴대폰만 가지고 목적지를 가자는 건데 그것이 어려운 일인가...
그렇게 하지 말라는 규정이라도 있는 것인가 하고요


그래서 물었습니다.
어차피 택시 미터기는 켜 놓을거고 잠시 섰다가 가 주는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냐고요


그러자 택시기사가 이렇게 대답을 하더군요
도로상에 불법 정차를 하기도 어렵고 요즘은 웬만한 차 들에 다 블랙박스가 장착돼 있어서
사진 찍히면 벌금을 낼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렇다면 나하고 같이 내 사무실 주차장에 차를 정차해 놓고 기다리면 되지 않느냐
사무실 주차장 이니까 사진 찍을 사람도 없고 단속할 사람도 없으니 괜찮지 않겠느냐 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안색이 안좋아 지더군요 손님이 그렇게까지 이야기를 하니 거절은 못하고 잠시 사무실에 들러서
휴대폰을 가지고 나오기는 했지만


지하철 역 까지 가는 내내
"내가 손님 때문에 가기는 했지만 입장을 한번 바꿔놓고 생각해 보라는 것이었습니다."
손님 같으면 어디 들러서 정차를 해 놓고 기다리다가 가고 싶겠느냐고
한번도 아니고 세번 네번을 계속해서 똑 같은 말을 하더군요


속으로
이런 ×× 라는 소리가 나왔지만 차마 그럴 수는 없었고
아무말 않고 요금을 지불하고 수고하셨다는 치하도 하지 않고 그냥 지하철 역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날 부터 며칠 동안 생각을 했습니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을 해 보려고 노력을 했지요
그 결과는
아무리 내가 입장바꿔서 택시기사가 된다 하더라도 손님이 정차 해 놓을 주차장 까지 제공하면서
잠깐 들렀다 가자는 것이 왜 기분이 나쁜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기분이 나쁜건 그렇다 치더라도  손님에게 구지 그런소리 까지 지껄여야 했는지...


모릅니다.
그 택시기사에게 잠시 정차를 했다가 당했던 안 좋은 기억이 있었는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상식이라는 선 에서는 도저히 지금도 이해를 못 하겠군요


입장을 바꿔서 생각한다는 것 정말 어려운 일 입니다.
아니 솔직히 이야기 한다면 불가능 한 일 일지도 모릅니다.
나는 그사람이 아니니까요 그저 서로 사회라는 틀 안에서 어울려 살아가는 사이일 뿐이겠지요
그것이 나를 이해해 주는 친구가 필요한 이유 이기도 하겠지만요






살면서
펨(FEM)들로 부터 맬(MALE)들은 펨(FEM)들 마음을 모른다는 소리를 종종 듣습니다.
바닐라 들이나 에세머(SMER)들이나 이부분 에서 만큼은 공통적으로 듣는 소리일 것 같군요


그렇다면 펨(FEM)분들은 맬(MALE)들의 마음을 아신다고 생각하는지 반문 해 보고 싶군요


아신다고 대답하시는 분도 계실것 같습니다.
---------------------------------------------------------------------------------
단순하고,원초적이고,밝힘증 이라는 세가지 단어를 대입해서 생각한다면 대충 맞을듯.......
---------------------------------------------------------------------------------


하지만 의외로 맬(MALE)들 에게도 복잡한 면이 많이 있습니다.
다만 펨(FEM)들 처럼 그 입장을 이해해 달라는 말을 못 하면서 살 뿐이지요


여지껏 에세머(SMER)로 살아오면서
펨키(FEM KEE),펨 마조(FEM MASO),펨섭(FEM SUB) 들의 펨(FEM)이라는 성(性) 적인 정체성이나
피학을 원하는 에세머(SMER)로서의 성향적 정체성을 이해하려고 나름은 애를 쓰고 살았지만
입장과 처지를 바꿔서 생각해 본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하고 생각해 봤습니다.
비록 합의라는 이름으로 지배자라는 포지션에서 피지배자 라는 포지션에 있는 사람들에게
행한 가학의 종류들을 생각해 보면 그 입장을 이해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 일까 하고요


결국 제가 그런 정체성 이나 그런 성향들을 조금은 이해 한다고 말 할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처지와 입장을 바꿔서 생각한다는 어려운 일이겠지요 


어쩌면 그것은 불가능 한것이 맞는지도 모릅니다.


다만
그런 펨(FEM)들,그런 피학욕구자들의 성향을 다 이해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겠지만
그런 성(性)적인 정체성과 그런 피학욕구를 함께 가진 한 사람에 대한 이해 까지는 가능 할것 같군요
그것이 몇번인가의 인연을 가능하게 했던 이유일 테니까요


또 그것이 바라는 에셈(SM)이고, 바라는 인간관계 이니까요




아무튼 어렵습니다. 에세머(SMER)들의 성향을 이해한다는 것이요
그것이 좋아하는 일 이라는 것이 더 어려운 일 이지요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