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7일 금요일

필관기란(必觀其瀾)






관수유술 필관기란(觀水有術 必觀其瀾)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맹자에 나오는 말 이라는데 저는 맹자를 읽은적은 없지만 이 한마디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흐르는 물결을 보는데에도 방법이 있으니 반드시 그 물결치는 곳을 바라보라는 뜻이지요


 
오래 전에 어떤 사업가 한분이
호주로 여행을 가셨다는 군요
-캥거루가 뛰어 놀고 지구의 배꼽이라고 부르는 에어즈 락이 있는 그 호주입니다.-
이 분이 여행을 하시다가 어느 시골 마을에서 돈이 될만한 꺼리를 발견하셨다는 군요
 
천지에 꿀을 머금은 꽃들이 만발해 있었는데
그 꽃들 사이로 벌들이 날아다니는 광경을 목격하신 것이지요
그래서 이 사업가가 생각을 했답니다.
호주는 기후가 좋아서 꽃들이 거의 4계절 내내 피어있고
벌들이 이렇게 많으니 여기서 양봉(養蜂) 사업을 하면 돈을 벌 수 있겠다...
양봉(養蜂)이란 벌이 모으는 꿀을 훔쳐다가 파는 업(業) 이지요
 
이것 저것 허가를 받고 준비를 하는데 상당한 시간과 돈이 들어갔고
드디어 벌통을 가져다가 꽃과 벌들이 그득한 들판에서 양봉(養蜂)사업을 시작했답니다.
그런데 떼돈을 벌것 같았던 양봉(養蜂) 사업은 시작하자 마자 망해버렸다는 군요
 
그 이유는
호주는 우리나라 처럼 추운 겨울이 거의 없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호주 벌 들은 꿀을 모으는 습성이 없었다는 군요
즉 우리나라 벌들은 꽃이 피지 않는 겨울을 대비해서 꽃이 피는 계절에
꿀을 모아다가 저장을 해 놓고 살지만
호주 벌들은 언제나 꿀을 딸 수 있기때문에 태생적으로
꿀을 모아서 저장하는 습성이 없다는 거지요
아시다 시피 양봉(養蜂)이란 벌 들이 모아놓은 꿀을 훔친 다음 대신 설탕물을
먹이로 주는 조금은 치사한 방법으로 꿀을 모아 파는 사업입니다.
그런데 벌들이 애초부터 꿀을 모으지 않으니 그 사업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거겠지요
 
들어간 시간과 정성 그리고 돈이 아까웠던 이 사업가가
우리나라의 벌들을 호주로 가져가서 사업을 하려고 가지 생각했지만
다른나라의 공충이나 동물을 이나라로 마음대로 가져다가 번식시키라고 허락하는 나라는 지구상에 없습니다.
결국 엄청난 돈과 시간을 낭비하고 그 사업가는 터덜터덜 귀국하고 말았다는 군요
 
생각해 보면
그 사업가가 실패한 이유는 벌 이라는 곤충의 습성이 우리나라나 호주나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정작 자기 자신은 호주에 사는 금발머리에 덩치 큰 외국인들과 자신의 모습과 언어,생각,생활습관이
얼마나 다른지 분명히 알고 있었지만 벌 이라는 곤충은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 벌 들은 어쩌면 그 땅에서 사람이 살기 훨씬 이전부터 살았던 존재들 이지요
수천 혹은 수만년 전부터  그땅의 날씨와 기후에 적응하면서 살아왔던 존재들인데
그 사업가는 그저 자기 자신의 생각으로 자기 자신의 잣대로 호주 사람과 우리나라 사람은 다르겠지만
벌은 호주 벌 이나 우리나라 벌 이나 습성이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적지 않은 돈과 시간을 낭비한거 겠지요
 


그 양봉사업에 실패한 사업가도 호주 벌들이 꿀을 모으는 습성이 없다는 것을 감히 상상도 못 했겠지요
그렇다고 꿀벌에게 왜 꿀을 모으지 않느냐고 물어볼 수는 없는 노릇이니
그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현지 사람들과 먼저 친분을 다지고 왜 이 동네 사람들은 양봉(養蜂)사업을
하지 않는지 충분히 알아보고 사업을 시작했다면 그런 실패는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사람들이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대할 때 먼저 자신이 경험한 부분들을 먼저 떠 올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합니다.
그리고 또 사실 그런 일반적인 경험들이 많은 도움이 되는것 또한 사실이지요
하지만 호주 벌들의 사례에서 보듯이 세상에는 우리가 모르는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세상의 모든일들을 다 알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것은 인간의 능력으로는 불가능한 일 이겠지요


그렇다면 내가 모르는 일을 당할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관수유술 필관기란(觀水有術 必觀其瀾)이라는 말 처럼 그 물결치는 곳을 바라 봐야 할 것입니다.
물결이 친다는 것은 그 지점에서 두 물살이 합쳐지기 때문일 수도 있고
그 물 바로 밑에 보이지는 않지만 바위나 모래둔덕이 있어서 일 수도 있겠지요
그 물결치는 곳을 바라보는 법을 배운다면 그 물살에 휩쓸리지 않아도 될것이고
혹시 휩쓸리더라도 미리 대비 할 수는 있겠지요
그렇다면 넋을 놓고 물살에 휩쓸릴 때 보다는 충격이 덜 할 테니까요


사람이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물결과 마주치게 됩니다.
저 역시 많은 물결과 마주쳤고 때로는 그 물결치는 곳을 잘 보면서 피한적도 있었고
때로는 그 물결을 보지 못해서 물에 빠진적도 있었지요


하지만 그 물속에서 빠져 나올수 있었던 것은
나름 원칙을 지키면서 살았기 때문이라고 해야겠군요
원칙을 지키면서 살았기 때문에 그 물속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면 그 물결을 바라보는 법이란 바로
스스로 정한 바 원칙을 지키는 것이라고 해야겠군요
그 원칙을 지키는 일이야 말로 물을 바라보는 가장 좋은 방법 이겠군요










PS:서양의 속담에도 파도를 타려면 그 파도속의 바위를 조심하라는 말이 있다는 군요
    서양 벌 하고 우리나라 벌 들은 그 습성이 다르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지혜는
    비슷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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