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10일 월요일

피아니스트





2002년작 피아니스트 입니다.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연출한 작품입니다.
에세머(SMER)들에게는 2013년 작품
"모피를 입은 비너스"로 더 유명한 감독이지요


로만 폴란스키 감독에 대해서도 분분한 의견들이 있습니다.
유태인인 감독은 실제로 어린시절에 부모와 함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수용됐고
그 과정에서 부모를 잃고 탈출한 전력이 있는 사람입니다.
즉 당시 유태인 수용소의 공포를 실제로 경험했던 사람입니다.
그 끔찍했던 기억때문에 1993년 "쉰들러 리스트"가 개봉했을때
나로서는 도저히 다룰 수 업서는 주제라고 말을 하기도 했지만
10년 후에 자기 자신도 그것을 주제로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또,미국에서 13세 먹은 소녀와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도주해서
다시는 미국땅을 밟지 못하는 사람이죠
미국에 가는 즉시 체포 돼서 종신형을 선고받을 테니까요


내용은 아시는 분 들은 아시겠지요
유태인 폴란드 피아니스트가 독일군을 피해서 전쟁터의 폐허속에서
생존해 가는 내용입니다.
가족들은 이미 수용소로 끌려가서 사망했고
혼자 전쟁의 폐허속에 남겨져서 온갖 쓰레기들을 주워 먹으면서
연명해 가는 피아니스트의 이야기 입니다.


이 잘 만들어진 영화에서
기억에 남는 한 장면이 있습니다.


무너져 가는 건물속에서 추위와 배고픔에 떨면서
먹을것을 찾아 헤매던 주인공인 피아니스트가
큼지막한 통조림을 하나 발견합니다.
통조림 겉에는 속에 무엇이 들었는지 아무런 표시도 없지요
속에 무엇이 들었는지도 모르는 통조림을 발견한 주인공은
일단 그 통조림을 개봉하려고 합니다.
통조림에 구멍을 뚫기 위해서 힘을 주던 순간에 굶주림 때문에
손에 힘이 없던 주인공은 통조림을 놓쳐버리고
통조림은 바닥에 굴러 떨어지고 그 통조림을 쫒아가던 주인공의 눈에
독일군의 군화가 보입니다.
저승사자를 만난것과 마찬가지 이죠
독일군 장교는 묻습니다.
유태인인가?, 아무런 대답을 못합니다.
유태인이라고 이야기 하는 순간 죽을것을 알기 때문이지요
아무 대답도 못하는 주인공에게 장교는 다시 묻습니다.
직업이 무언가?
"피아니스트 입니다."
결국 이 한마디가 주인공을 살리게 됩니다.
주인공의 대답에 독일군 장교는 주인공을 끌고 피아노가 있는 곳으로 가서
피아노를 연주 해 볼것을 명령합니다.
-그 폐허더미 속에 멀쩡한 피아노가 남아 있다는 것은 조금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영화이고 그것이 이 피아니스트의 운명 이니까요-


독일군 장교의 명령에 주인공은 피아노를 연주하고


독일군 장교 앞에서 피아노를 연주 하는군요

피아노 연주를 들은 독일군 장교는 피아니스트를 놓아주고
먹을것을 가져다 주기도 합니다.





그렇게 전쟁은 끝이나고
피아니스트는 일상으로 복귀하고
독일군 장교는 소련군 포로가 되고
주인공이 그 장교를 돕기 위해 노력하지만 무위로 돌아가고
독일군 장교는 소련군 수용소에서 젊은나이로 사망을 하고


마지막 장면에서 피아니스트가 연주를 하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에 남는 장면은
굴러가는 통조림을 쫓아가다가 독일군 장교와 조우하고 난 후에
독일군 장교가 피아노를 연주해 보라면서 주인공을 이끄는 장면에서
주인공의 입장에서는 이 독일군 장교는 저승사자나 마찬가지 겠지요
독일군 장교가 허리춤에 찬 권총을 꺼내서 당장 자신을 쏴 죽인다해도
도무지 어찌 할 방법이 없을 것이고
꼭 그렇지은 않더라도 자신의 가족들이 당한 운명처럼
유태인 수용소로 보내서 가스실로 보낸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상황입니다.
즉, 그 피아니스트는 지금 자신의 생사여탈권을 가진 저승사자와 마주친 것이죠
죽느냐 사느냐의 그 순간에 독일군 장교를 따라가려던 피아니스트는
바닥에 굴러 떨어진 통조림을 주워서 품에 안습니다.
절대 빼앗기지 않겠다는 신념같은 것이죠
굶주림에 시달리는 피아니스트에게 당장 그 독일군 장교가 권총을 뽑거나
자신을 유태인 수용소에 보내거나 할지는 그 다음 문제지요
눈앞에는 자신의 배고픔을 달래줄 통조림이 있고
그 살 떨리는 공포스러운 상황에서도 그 통조림을 버릴 수 없습니다.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이장면을 어떤 의도로 연출했는지는 잘 모릅니다.
다만 이것은 저의 짐작일 뿐입니다.
오랫동안 배고픔에 시달린 주인공은 통조림을 보자마자 입속에 침이 고이기 시작했을것이고
굶주림에 말라 비틀어진 입술과 혓바닥 그리고 식도를 거쳐서 위장속에 무언가
음식을 집어넣을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것이죠 이것은 삶의 희망과도 같습니다.
정확하게는 희망이 아닌 욕망이라고 해야겠군요
생각해 보면 식욕과 성욕이란 인간의 본능이니까요
이 참을수 없는 본능적인 욕구는 죽음에 대한 공포로도 지울 수 없다는 것이지요


그후에 독일군 장교가 가져다 준 잼을 손가락으로 찍어 먹는 주인공의 표정도
잊을 수 없군요




로만 폴란스키 감독은
"모피를 입은 비너스"를 연출한 감독입니다.
자허 마조흐가 쓴 그 원작을 영화화 했다고 하는데
저도 아직 본 적은 없습니다.
에셈(SM)적인 코드를 얼마나 사용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차피 인간의 참을 수 없는 욕망이 주제라면
"피아니스트"에서 보여준 그 통조림에 대한 집착만큼 강한 집착을 보여줬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 이야기는 영화를 보고 나서 해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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