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정조 임금 시절에
정조 임금이 신하들을 불러놓고 국정을 논 하다가
갑자기 이런 질문을 했다는 군요
"경들은 여지껏 살면서 가장 슬펐던 순간이 언제 였소?"
그러자 한 신하가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라고 말을 했다는 군요
그자리에 있던 임금과 신하가 고개를 끄덕이고
또 한 신하가 말 하기를
선왕이신 영조 임금이 돌아가셨을 때라고 이야기 했다는 군요
그자리에 있던 임금과 신하들이 또 고개를 끄덕이는데
한 늙은 신하가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흘리면서 말 하기를
"저는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선왕이 돌아가셨을때 하늘이 무너지는 것처럼 슬펐지만
어린 자식이 죽었을때는 너무 슬퍼서 그 슬픔이 얼마나 큰지 작은지 생각 조차도
하지 못해서 아무런 생각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니 저는 불효(不孝)에 불충(不忠)
의 죄 까지 지은 자이니 몸 둘바를 모르겠습니다."
그 순간에 그 말을 들은 임금과 신하들은
모두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는 군요
불초자(不肖子)라는 말이 있습니다.
불초소생(不肖小生)이라고도 합니다.
어느것이 정확한 말 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군요
다만
이 불초자(不肖子) 혹은 불초소생(不肖小生)이라는 말은
무언가를 닮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초(肖)는 닮았다는 뜻이고
우리가 흔히 사람의 얼굴을 그린 그림을 초상화(肖像畵)라고 하지요
즉 사람의 얼굴을 닮게 그린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불(不) 초(肖) 이니 닮지 못했다는 뜻이지요
즉
자식이라면 당연히 훌륭하신 부모님을 닮아야 하는데 부모님을 닮지 못해서
죄송스럽다는 의미 입니다.
설마 부모님 앞에서나 혹은 다른 사람들 앞에서 라도
저가 부모님 보다 잘났다고 떠드는 × × 같은 인간은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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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모릅니다 가끔 그런넘들이 있다고 뉴스에 나오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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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데 이 말에는 생각해 볼 여지가 많습니다.
모든 부모는 자식보다 훌륭하다는 의미일까요?
아니면 그저 인사치례 정도로 부모님을 높이는 말 일까요?
시골 촌부의 아들이 공부를 열심히 해서 높은 공직에 오르거나
혹은 자수성가를 해서 큰 부자가 되어서 이름을 높이거나 했는데
그 자식도 그럼 부모 앞에서 불초(不肖)라는 말을 써야 하는것 일까요?
그렇다면 여기에서는 부모님을 닮지 못했다는 불초(不肖)라는 말이
부모님을 닮아서 시골 평범한 사람이 아닌 출세한 사람이 됐다는
좋은 뜻으로 쓰이는 것일까요?
그것은 아닐것 입니다.
불초(不肖)에서 닮지 못했다는 뜻은
부모님 보다 더 출세를 했다는 뜻은 아닐것 입니다.
자식에 대한 부모님의 마음을 닮지 못했다는 뜻이겠지요
자식이 아무리 부모보다 키가 크고 얼굴이 잘 생기거나
부모보다 돈을 더 많이 벌고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더라도
그 자식의 부모가 그 자식을 생각하고 근심하고 위하는 마음을
그 자식은 부모에게 절대 가질 수 없다는 의미이겠지요
그래서 부모님을 닮지 못했다는 불초(不肖)라는 말을 쓰는것 이겠지요
어렸을적에 부모에게 효도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입신양명(立身揚名)을 하는 것이라고 배웠습니다.
사회적으로 출세를 해서 이름을 널리 알리라는 의미겠지요
부모님에게 좋은 음식을 사 드리고 좋은 옷을 사 드리는 것이 아니라
입신양명(立身揚名)을 하는것이 가장 큰 효도라는 것이죠
그 말은 곧
부모들은 자식이 당신에게 좋은 음식 좋은 옷을 사 드리는 것보다
당신 자식들이 출세를 하고 이름을 날리는
당신이 좋은 것보다 자식들이 잘 되는것에 더 행복해 하신다는 뜻입니다.
그런것이 부모의 마음인데
자식은 아무리 효성이 지극한 자식이라도
그런 부모의 마음을 따라갈 수 없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부모님들은 그래서 늘 자식들에게는 준 만큼 받지 못하는 밑지는 장사를 하십니다.
자식 사랑은 짝사랑 이라고도 하고
전생에 큰 빚을 지고 갚지 못한 사람이 현생에서 부모로 태어나
평생동안 그 빚을 다 갚으면서 사신다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말 재미있는 것은
그 자식들도 자기들의 자식들 한테는 그런 마음을 가진다는 것이겠지요
받은만큼 그것을 주신 부모님에게 갚는것이 아니라
자기 자식들에게 줄 것이고 그 자식들은 또 그 받은것을 자기 자식들 한테
주면서 살아갈 것이니까요
어찌 보면 그것이 세상이 흘러가는 순리 인것도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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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 애가 실기시험을 본다기에 시험장에 데려다 주니
그 시험장 앞에 시험 보는 애들 보다 더 많은 부모들이
자식들을 시험 잘 보기를 기원하면서 기다리고 있군요
자식을 낳아보지 못한 제가 그 마음들을 다 이해하지는 못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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